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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온라인 활용 모델로서의 온라인 뷰잉룸
변현주
May 25 2020

지난 2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예술의 유통을 탐구하는 DDDD[1]에 디지털 시대의 예술의 순환이란 짧은 글을 마감해 기고한 바 있다. 비전통적 매체의 유통과 온라인 뷰잉룸에 관해 쓴 이 글은 코로나 19가 팬데믹이 되기 전 쓰였기에 이후 폭발하듯 발생한 수많은 온라인 뷰잉룸과 아트페어에서 제공한 온라인 뷰잉룸에 대해 다루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아 덧붙이는 글을 써보려 한다.

기대한 만큼 빠르게 변화하지도 않고 새로운 시도가 무력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의 비주류적 도전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제도화를 구상해야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팬데믹으로 선언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되면서 미술기관과 갤러리가 휴관하고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너무도 빠르게 변화했다. 이제는 베니스 비엔날레 개최가 연기된다는 뉴스도 놀랍지 않지만, 당시 미술작품 거래규모가 1조원에 이르는 아트바젤 홍콩을 취소하고 아트페어를 온라인 뷰잉룸으로 대체한다는 발표는 큰 이슈였다. 온라인은 부차적인 플랫폼이 아니라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플랫폼이 되었고, 셀 수 없이 많은 온라인 미술관과 온라인 뷰잉룸이 등장했다. 그리고 온라인은 더 이상 비주류적 대안이 아니라 기존의 제도를 재현하는 매체로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글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의 한 모델로서 온라인 뷰잉룸을 조사해 온라인 컨텐츠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또한 이는 물리적 공간 없이 운영되는 더플로어플랜의 온라인 플랫폼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반영하며, 누구나 이처럼 가볍게 쓴 글을 포스팅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예이다.              

 

 
아트페어의 온라인 뷰잉룸

 
지난 3월 18일부터 25일, 아트페어로서 최초로 아트바젤 홍콩은 온라인 뷰잉룸으로만 페어를 개최했다. 2019년 아트바젤 홍콩을 찾은 사람의 수가 88,000여 명이었던 반면, 원래 페어에 참여하기로 했던 갤러리 수의 95%인 235개의 갤러리가 온라인 뷰잉룸에 참여했고 약 250,000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아트바젤 홍콩의 온라인 뷰잉룸은 첫 시도였고 준비 기간이 짧았던 만큼 아쉬운 점이 많았다. 오픈 시점 약 25분 정도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고, 사이트에 입장하자 가로 3개의 단에 나뉘어진, 끝없이 스크롤을 내려가도록 구성된 235개의 갤러리 정보에 압도되었다. 물론 갤러리와 아티스트, 카테고리에 따른 검색 기능이 있었지만, 아트바젤 홍콩의 온라인 뷰잉룸 디자인은 이미 데이빗 즈위너(David Zwirner)나 가고시안(Gagosian)의 온라인 뷰잉룸을 경험한 방문객으로서 보기엔 과거로 돌아간 듯한 디자인이었다. 과연 끝없이 스크롤 다운할 인내심이 있을까? 이러한 구성이라면, 메가 갤러리와 유명 아티스트에 세일즈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0 아트바젤 홍콩 온라인 뷰잉룸 스크린샷


이처럼 한 화면에 펼쳐진 개별 갤러리를 클릭해서 들어가면, 짧은 갤러리 소개 글이 뜨고 10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작품에 따라 작품가를 공개한 것도 있었고, 작품가 범위만을 공개한 작품도 있었다. 그리고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문의 버튼을 클릭하고 개인 정보를 공유한 후 갤러리의 세일즈 담당자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지만 여전히 사람과 교류해야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프리즈 온라인 뷰잉룸 스크린샷


한편 아트바젤 홍콩의 온라인 뷰잉룸보다 약 2달 후, 2020년 5월 6일부터 15일까지 오픈한 프리즈 온라인 뷰잉룸은 앞선 아트바젤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보다 편리한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많은 컨텐츠를 제공했다. 20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한 프리즈 온라인 뷰잉룸은 갤러리, 비영리 기관, 특별 프로그램 등으로 나뉜 카테고리를 스크린 왼쪽에 배치하고, 각 카테고리에 2개의 컨텐츠가 계속 바뀌는 형식으로 나타났고, 오른쪽에는 갤러리 위치와 섹션, 아티스트의 성별, 가격대, 매체 등으로 검색할 수 있는 검색 창을 배치했다.

여전히 유명 갤러리와 아티스트에 치중되는 한계가 있겠지만, 검색의 범위를 넓혀 다양하게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 듯 보인다. 또한 개별 갤러리가 10여 점의 작품만 출품할 수 있었던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과 달리, 각 갤러리는 3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소개했고, 몇몇 갤러리는 소속 아티스트의 1인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상업 갤러리 이외에도 런던 ICA(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화이트채플 갤러리(Whitechapel Gallery),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ies), 프린티드 매터(Printed Matter, Inc.), 뉴욕 퀸스 미술관(Queens Museum) 등 비영리 기관도 참여해 다양한 에디션을 판매하고, 특별 프로그램으로 아티스트 데이빗 슈리글리(David Shrigley)와 샴페인 회사 뤼나르(Ruinart)는 협업 프로젝트, VR(Virtual Reality)이나 AR(Augmented Reality) 아트를 선보이는  아큐트 아트(Acute Art)는 노르웨이 출신 아티스트 비얀 멜가드(Bjarne Melgaard)의 필름을 선보이며, 단편적 온라인 뷰잉룸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어떤 작품이 판매되었는가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의 경우, 235개의 갤러리가 출품한 2000여 점의 총 작품가는 2억 7000만 달러(3310억 원), 평균가는 13만 달러(1억 6천만 원)였다고 한다.[2] 이는 데이빗 즈위너나 가고시안이 온라인 뷰잉룸을 도입한 시점, 즉 불과 1-2년전 온라인에서 거래하기에 가장 좋은 작품가가 2450만원(2만 달러) [3]가량이라 여겨졌던 것과는 큰 변화이다.

관련 기사에서 공개된 판매 작품의 정보를 살펴보면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아트바젤 홍콩의 온라인 뷰잉룸에서 데이빗 즈위너 갤러리는 마를린 뒤마(Marlene Dumas)의 회화 작품 <돈키호테처럼(Like Don Quixote)>(2002)를 260만 달러(31억 8천만 원), 뤽 튀망(Luc Tuyman)의 <나무들(Trees)>(2019)를 200만 달러(24억 5천만 원)에 판매했고,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갤러리도 조셉 알버스(Josef Albers)의 회화 작품을 60만 달러(7억 3천만 원)에, 리슨 갤러리(Lisson Gallery)의 경우 카르멘 헤레라(Carmen Herrera)의 회화 작품을 85만 달러(10억 원)에 판매했다고 한다.

프리즈 온라인 뷰잉룸의 판매 작품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뷰잉룸이 끝나는 15일이 며칠 남아있던 시점에 확인했을 때도 공개된 판매 작품이 데이빗 즈위너는 이미 10여 점, 판매 작품 가의 범위는 최소 5만 달러(6천 1백만 원)부터 55만 달러(6억 7천만 원)에 이르렀고, 가고시안은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의 회화 작품을 550만 달러(67억 6천만 원)에 판매했고, 하우저 앤 워스는 여러 회화 작품 이외에도 사이먼 리(Simone Leigh)과 제니 홀처(Jenny Holzer)의 조각 작품을 각각 11만 달러(1억 3천만 원),  20만 달러(2억 4천만 원)에 판매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외 한국 작가 서도호와 정창섭 등의 작품도 리만 머핀(Lehmann Maupin) 갤러리, 악셀 베르보르트 갤러리(Axel Vervoordt Gallery) 등에서 판매됨을 보았다.  

전반적으로 판매된 작품의 매체를 살펴보면,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이자 겐즈켄(Isa Gensken) 등 유명 아티스트의 설치 작품이 판매된 것을 볼 수 있었지만, 회화 작품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2차원적 스크린에서 회화 작품이 더욱 효과적으로 재현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불경기에 평면 작품의 판매가 강세를 이룬다는 속설을 증명한듯 보였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구매 전 작품을 직접 보는 게 어려웠을 것이 분명한 상당 수의 신작, 즉 2020년 제작 작품이 많이 판매되었다는 점이었다. 온라인 뷰잉룸의 판매 작품을 조사하기 전, 대체로 이미 실제로 어딘가에서 보았던 작품을 구매했을 거란 추측을 했었다. 그러나 많은 수의 판매 작품이 온라인의 이미지로만으로도 판매되었다. 예를 들어,  살롱 94 (Salon 94)에서 선보인 마릴린 민터(Marilyn Minter)나 알레이크 실링(Alake Shiling)의 2020년 신작이 각각 12만 달러(1억 4천만 원), 2만 달러(2천 4백만 원)에 판매되었고, 페이스(Pace) 갤러리에서 나이젤 쿠크(Nigel Cooke)의 2020년 신작 회화 작품 <바다(Oceans)>가 25만 달러(3억 650만 원), 코헤이 나와(Kohei Nawa)의 2020년작 픽셀 작업이 7만 5천 달러(9200만 원)에 판매된 것을 비롯해, 리슨 갤러리의 로드니 그래엄(Rodney Graham)의 2020년작이 17만 달러(2억 8백만 원)에, 데이빗 즈위너의 수전 프레콘(Suzan Frecon), 마마 앤더슨(Mamma Andersson)의 신작이 각각 40만 달러(4억 9천만 원)에 판매되었다. 특히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의 경우, 판매 작품의 상당 수가 2020년 신작이었고, 온라인 뷰잉룸의 작품 이미지가 스튜디오에서 찍힌 사진도 많았다. 200만 달러(24억 5천만 원)에 신작을 판매한 조지 콘도(George Condo)를 포함해 폴 매카시(Paul McCarthy), 매큐 데이 잭슨(Mathew Day Jackson), 라시드 존슨(Rashid Johnson), 로마 심슨(Loma Simpson), 리타 애커만(Rita Ackermann) 등의 2020년 제작 작품이 판매되었다. 과연 스크린 속 작품 이미지에 대한 호응일까, 아니면 갤러리와 아티스트에 대한 높은 신뢰일까.

물론 공개된 판매 작품 정보만으로 온라인 뷰잉룸이 아트페어를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이라 판단할 수는 없다. 판매 작품 수 역시 온라인 이용자가 온라인 뷰잉룸에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도 아니다. 위에 언급한 메가 갤러리들은 아트페어 프리뷰 전 칵테일 파티에서도 작품 전시 없이 모든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세일즈 영향력을 지닌 갤러리들이고, 대다수는 기존 판매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을 것이라 추측한다. 레비 고비(Lévy Gorvy) 갤러리의 도미니크 레비(Dominique Lévy)조차도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통하지 않은 흥미로운 실험이다. (…) 내가 모르는 어떤 형식이 있는 게 아니라면, 온라인 아트바젤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4]

 

 
온라인 뷰잉룸의 다양한 형식적 시도 

 
온라인 뷰잉룸이 아티스트의 신작을 선보이기도 하고 어쩌면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고화질의 이미지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실제 작품의 경험을 대신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형식적 시도를 통해 그 잠재성을 개발하려는 여러 행보가 보인다. 그 예로 온라인 뷰잉룸을 최초로 도입한 데이빗 즈위너는 디지털화의 선도자답게 새로운 시도를 한다.  2017년 온라인 뷰잉룸을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뷰잉룸의 컨텐츠도 세분화하여 아티스트의 창작의 산실인 스튜디오를 이미지와 영상 등으로 보여 주는 ‘스튜디오,’ 빅토리아 미로(Victoria Miro) 갤러리와 협업한 그룹전 «Side by Side»를 뷰잉룸과 핸드폰 앱을 통해 선보이는 등 단순히 세계를 향한 접점 혹은 작품 정보 공개 이상의 플랫폼으로서 기능한다. 또한 데이빗 즈위너는 온라인 뷰잉룸을 개발할 재정적 여력이 없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파리, 브뤼셀 등의 소규모 갤러리들을 위해 온라인 뷰잉룸을 무료로 제공하고, 지역별로 묶어 그들의 아티스트를 소개할 기회를 주고 있다. 전체 산업을 고려하는 시도인 동시에 이들 갤러리의 고객 정보를 공유할 기회를 갖는 영리한 시도이기도 하다.  

언타이틀드 홈페이지 스크린샷


또 다른 메가 갤러리 하우저 앤 워스 역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도입에 대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우저 앤 워스의 테크놀로지와 리서치 팀인 ‘아트랩(ArtLab)’은 2021년 스페인 메노르카에서 오픈할 예정인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 지점을 VR 전시를 통해 소개했다. 갤러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VR 전시는 3D 공간감을 잘 표현하기는 했지만, 이미 2011년부터 구글 아트 앤 컬처 서비스 등에서 경험한 VR 전시보다 발전한 면을 발견하긴 힘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형이라 하니 더 나은 재현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아트바젤과 프리즈의 온라인 뷰잉룸 도입에 이어, 마이애미 비치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언타이틀드, 아트 온라인(UNTITLED, Art Online)[5]’은 첫 번째 VR 아트페어를 올 여름에 개최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를 주최하는 아트랜드(Artland)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매티스 커스(Mattis Curth)에 따르면, 건축적 모델링을 통해 만들어진 VR 아트페어는 컴퓨터나 태블릿에서 볼 수 있을뿐 아니라 VR 고글이 있다면 고글을 쓰고 볼 수도 있다고 한다.[6] 아트바젤과 프리즈의 온라인 뷰잉룸은 부스 비용을 받지 않았던 반면, 언타이틀드는 부스 사이즈에 따라 비용을 받고, 작품 구매를 위한 ‘문의 버튼’ 이외에도 ‘바로 구매(Buy now) 버튼’을 도입할 것이라 한다. 과연 이들의 슬로건이 말하듯 온라인을 넘어설 경험을 제공할까.

이처럼 온라인 뷰잉룸의 진화의 흐름 속 실망스러운 사례도 보았다. 서울과 부산에 이어 선보이는 ‘세 번째 갤러리’란 국제갤러리의 온라인 뷰잉룸 ‘국제 ON’은 코로나 19로 인해 취소된 아트페어나 전시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작가 10명의 작품 22점 이미지와 작품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그러나 온라인 뷰잉룸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작품가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살리지 못하고, 기존 컨텐츠와 별 차이가 없이 추가된 카테고리로서 타 갤러리의 온라인 뷰잉룸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국내 대형 갤러리의 행보로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처럼 지난 몇 년 동안 상업적 맥락에서의 온라인 뷰잉룸 개발은 활발하게 이뤄졌고, 이번 팬데믹 현상으로 인한 격리를 계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변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온라인은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플랫폼이 되었고, 이후 예측 못한 상황이 또 다시 발생했을 때 활용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일 수도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미 디지털화된 형식의 사례로서 온라인 뷰잉룸을 예술을 온라인에서 매력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자 여타 온라인 컨텐츠 개발의 지표로서 살펴보았다.

컬렉터가 아닌 리서처의 입장으로 다양한 온라인 뷰잉룸을 보았을 때, 단편적으로 정보를 나열하거나 작품의 이미지를 보여 주는 뷰잉룸에서는 지루함을 느꼈다. 물론 세일즈라는 최대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갤러리가 면밀히 선정한 작품의 셀렉션일지라도, 온라인의 이미지는 실제 작품의 대상성(objecthood)을 재현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실제’처럼 보이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공간에 배치된 작품을 실제처럼 보여 주거나 큐레이터가 전시 투어하는 영상을 제공하며 실제를 대체하는 임시 방편으로, ‘실제’에 접근할 수 있는 접점으로, 온라인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의 인터페이스 특성을 연구하고 온라인에서 기능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해야만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주제로 큐레이팅된 디지털 작품의 전시를 제공하거나, 허쉬혼 미술관(Hirschorn Museum)이 격리된 아티스트의 삶을 소개한 것[7] 같은 기존과 다른 컨텐츠를 선보이거나, 이용자에 따라 인터페이싱하는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세분화하고 다양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과거와 비슷한 일상을 다시 영위할 수 있어도, 다른 길을 경험했기에 과거와 같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이제 실제의 대체로서의 한계를 넘어 온라인에서의 예술과 예술작품의 재현 방식을 구상해야할 것이고, 더 나아가 더플로어플랜의 온라인 플랫폼이 그러한 담론을 열수 있는 장으로 사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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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쓴 글에 덧붙이자면, 2020년 6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은 지난 3월의 온라인 뷰잉룸보다 발전된 모습을 선보였다. 참여 갤러리의 온라인 뷰잉룸 이외에도, ‘갤러리', ‘에디션', ‘피처', ‘스테이트먼트' 등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카테고리를 세분화하는 것은 물론 큐레이터 투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며 온라인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여러 방식을 제공했다. 


 

  1. https://0000-dddd.com
  2. Sutton, Benjamin. “What Sold at Art Basel in Hong Kong’s Online Viewing Rooms.” Artsy. 26 March 2020. https://www.artsy.net/article/artsy-editorial-sold-art-basel-hong-kongs-online-viewing-rooms. Accessed on 19 May 2020.
  3. Schneider, Tim. “Is Everything We Know About E-Commerce Wrong? How David Zwirner and Gagosian’s New Initiatives Break the Rules.” Artnet News. 9 July 2018. https://news.artnet.com/market/zwirner-gagosian-online-viewing-rooms-1313270. Accessed on 19 May 2020.  
  4. “Art Basel’s digital-only edition fails to impress influential art dealer.” CNN Money Switzerland. 30 April 2020. https://www.cnnmoney.ch/news/art-basels-digital-only-edition-fails-to-impress-influential-art-dealer/?cli_action=1589942414.221. Accessed on 20 May 2020.
  5. https://untitled.artland.com/
  6. Kinsella, Eileen. “Untitled Is Bringing the First-Ever Art Fair to Take Place in Virtual Reality to Your Screen This Summer.” Artnet News. 18 May 2020. https://news.artnet.com/market/untitled-new-virtual-reality-art-fair-1863774. Accessed 20 May 2020. 
  7. https://www.youtube.com/user/hirshhornmuseum/